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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TV]'개과천선' 김명민 2회만 기억상실, 식상하지않은 이유

 

[뉴스엔 황혜진 기자]

'개과천선' 김명민이 식상한 기억상실증 소재도 맛깔나게 소화해냈다.

5월1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극본 최희라/연출 박재범 오현종) 2회에서는 국내 최고 로펌 에이스 변호사 김석주(김명민 분)가 여배우 성폭행 사건 피의자의 변호를 맡으며 양심 없는 속물 변호사 면모를 과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재벌회장 박기철(고인범 분)은 아들 박동현(이정헌 분)이 여배우 정혜령(김윤서 분) 성폭행 사건 피의자로 재판을 받게 되자 김석주를 변호인으로 지목했다. 이같은 과정에서 김석주의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면모가 극대화됐다. 100% 박동현이 잘못한 이 사건을 승소로 이끌기 위해 피해자 정혜령의 남자친구이자 이 사건의 증인인 이동민(송원근 분)을 돈으로 매수해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일삼게 한 것.

정혜령은 졸지에 출세를 위해 성상납을 하다 남자친구에게 들켜 폭행당했을 뿐 아니라 성병까지 걸린 사생활이 문란한 여배우가 됐다. 이후 정혜령은 자살을 시도하다 합의를 결심했지만 결국 박동현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되는 비극적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김석주는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을 느끼기보다 자신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만 보여 보는 이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이날 김석주는 한 치의 허점도 없는 악랄한 속물 근성 속 숨겨진 인간미를 내비쳐 궁금증을 자아냈다. 가족처럼 키우는 애완견의 생명이 위독하다는 동물병원 측의 전화를 받고 전전긍긍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어머니 기일을 맞아 본가를 찾아 아버지인 김신일(최일화 분)와 말다툼을 하며 죽어가는 어머니의 곁을 지키지 않은 아버지에게 원망의 독설을 날리는 김석주의 모습은 그간 보여준 완벽주의자 속물 변호사의 모습과 사뭇 달랐다.

이에 2회 만에 기억상실증에 걸려 속물 면모를 벗고 180도 다른 삶을 살게 될 김석주의 제2의 인생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김석주가 의문의 남성에게 피습을 당해 공사장 자재에 깔려 기억을 잃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 기억상실증은 여느 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극적 장치라는 점에서 식상하게 다가올 법 했지만 김석주로 분한 김명민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뻔한 소재마저도 흥미롭게 그려냈고 최희라 작가는 억지스럽지 않고 설득력 있는 극 전개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개과천선'은 일류 로펌 차영우펌의 에이스 변호사인 김석주가 기억을 잃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몸담았던 로펌과의 싸움을 벌이는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다. 법정에서 누구보다도 비열하고 잔인했던 그가 기억상실증을 통해 어떤 변화를 맞게 될 지 기대가 모아진다.(사진=MBC '개과천선' 캡처)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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