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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성난 할배들 틈에서 '짐꾼 이서진은 강했다'(종합)

[enews24 고홍주 기자]어디에나 먹이사슬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짐꾼도 마침내 먹이사슬의 한단계 위에 올라설 만한 희생양을 찾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포식자 앞에서는 두 명 모두 다를 바 없는 처지였다.

21일 방송된 tvN '꽃보다 할배' 3회 '서진이가 추워요' 편에서는 짐꾼 이서진의 합류를 기점으로 첫 완전체 여행 일정을 소화해내는 꽃할배 일행의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반년만에 돌아온 이서진은 '짐꾼'이라는 한계치를 뛰어넘은 능력으로 초행길 스페인에서도 다시 한 번 진가를 엿보게 했다.

▶ 이서진의 두 얼굴, '신이 내린 짐꾼 vs 깡패 반란'

하지만 짐꾼에게도 애환은 있는 법이다. '어른 공경 모드'를 탑재한 이서진이 자신의 의사를 선뜻 표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는 오로지 어르신들을 위해 존재하는 짐꾼으로 보였다.

그런 그가 어르신들만 없으면 '대놓고' 얼굴을 바꾸는 모습은 폭소 그 자체라고 할 만하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1박2일'을 통해 얼굴을 알렸던 김대주 작가가 '꽃할배' 합류 소식을 전해 반가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김 작가는 이내 짐꾼 이서진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그동안 내비게이터, 통역가 등 모든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던 짐꾼이지만 '요리'에 대한 스트레스 만큼은 이기기가 힘들었던 것. 그동안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의 구조에서 생존의 기술을 터득해온 이서진이 순둥이 인상의 김대주 작가를 놓칠 리 만무했다. 할배들 앞에서는 분주히 움직이던 그가 뒤에서는 김대주 작가에게 훈수를 두는 모습은 먹이사슬의 웃픈(웃기고 슬픈) 단면을 엿보게 해 웃음을 안겼다.

그럼에도 짐꾼은 역시 강했다. 이서진은 본인 집 냉장고에도 생수밖에 두지 않는다고 누누이 강조해왔을 만큼 요리와는 담을 쌓고 살아온 주인공이다. 하지만 반주에 삼겹살이 먹고 싶다는 백일섭 앞에서는 주저없이 '요리왕 서지니'를 자청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요리라면 치를 떨면서도 직접 장을 보러 가서 고기 색깔을 따지고, 김치찌개 맛을 걱정하는 이서진의 모습은 그가 왜 '신이 내린 짐꾼'인가를 또 한 번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 이서진의 수난시대? '떼쟁이'도 문제없다!

이날 할배들은 "서진이가 와서 든든히 다닐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짐꾼의 부재 속에 리더의 중압감을 떠안아야 했던 '순대장' 이순재는 바르셀로나 지도를 이서진에게 넘기며 든든한 신뢰감을 내보였다.

실제 이서진은 철저한 사전 조사는 물론, 무르익은 관록과 여유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찾아왔다. 당초 5분 거리로 예상됐던 목적지가 소요 시간이 길어지면서 H4 막내 백일섭의 '떼쟁이' 기질이 다시금 발동한 것이다. 더욱이 그의 계획과 달리 케이블카도 운행을 중지한 상태였다.

하지만 짐꾼은 위기를 헤쳐가는 능력도 뛰어났다. 어르신들의 눈치를 살핀 이서진은 재빨리 교통 파악을 마치고 노선을 바꿈으로써 위기를 모면했다.

이날 이서진은 "여행지에 대한 공부는 하나도 필요가 없다. 저는 대중 교통에 대한 정보만 파악해두면 된다"고 말해 다시 한 번 짐꾼의 애환을 엿보게 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바르셀로나 투어에 임하는 꽃할배 일행의 모습이 에피소드의 한 축을 이뤄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등장한,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선수의 발자취가 살아있는 몬주익 언덕과 올림픽 스타디움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감동을 떠올리게 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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