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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아이들에게 생존의 법칙을 강요해야 했나요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아빠와 아이들이 형제특집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무인도에서의 1박2일 생존을 시작했다.

18일 방송된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서는 김성주 아들 민율, 송종국 아들 지욱, 성동일 딸 빈이 합류한 '형제특집' 농촌여행 마지막 이야기와 열다섯 번째 여정지인 무인도에 도착한 출연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형제특집에서는 여름방학 숙제의 하이라이트, 곤충채집 시간이 담겼다. 아이들은 잠자리채를 들고 마을 이곳 저곳을 헤집고 다니며 곤충 탐색에 나섰다.

책에서만 봤던 곤충들과의 만남에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빈은 오빠들보다 앞장서 "잠자리를 잡자. 달팽이를 잡자"고 외치며 신나했다. 지난 방송에서 갑자기 나타난 거미 때문에 아빠 윤민수와 한바탕 소동을 벌였던 후도 이번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후는 맏형이 되서 동생들을 이끌며 곤충잡기 비법을 전수하기도했다.

갯벌체험 당시 맛조개 잡이 신동에 등극했던 준수는 이번에도 매의 눈으로 풀 속에 있는 곤충을 쏙쏙 찾아냈다. 준이는 아무것도 잡지못한 동생 빈이를 위해 자신이 잡은 여치를 빈이의 채집통에 넣어줬다. 동생을 위해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씨가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날 보물 상자 다루듯이 곤충 채집통을 이리저리 살피는 아이들의 모습은 순수한 동심 그 자체였다. 뜨거운 여름날 농촌에서 동생들과 함께 땀흘리며 웃으며 즐거운 여정을 보낸 아이들에게 잊지못할 추억이 또 하나 생겼다.

동심이 꽃핀 형제특집과 달리 무인도편은 시청자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아빠와 아이들은 형제특집 후 배를 타고 무인도로 새로운 여정을 떠났다. 적막감이 감도는 무인도에 도착한 아이들과 아빠는 모든 것을 자급자족해야하는 상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제작진은 최소한의 식량과 생수병만을 지급했고 불 피우기와 잠자리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은 고스란히 아빠들의 몫으로 남았다.

후는 이날 제작진이 제공한 주먹밥을 채 다 먹기도 전에 모래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모래가 묻은 주먹밥이라도 맛있게 먹는 후의 모습이 기특했지만 무인도라는 뜻밖의 상황에 풀이 죽은 아이들의 모습은 안쓰럽게 느껴졌다.

이날 제작진은 "거친 자연속에서 아이들은 자립심과 도전정신을 기를 것이다"이라며 이번 기획의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7,8살 어린 나이의 아이들에게 굳이 생존의 법칙까지 강요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황량한 무인도에서의 삶을 체험하기엔 아이들이 너무 어린 감이 없지 않다. 앞서 방송된 캠핑, 템플스테이, 갯벌 체험처럼 교육과 체험이 함께 어우러진 프로그램이 아직까진 아이들에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아빠 어디가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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