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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줌인] '삼총사' 첫방, '나인' 사단의 특급컴백…소문난 잔치 먹을 것 많다

 

 

[TV리포트=김풀잎 기자] ‘삼총사’가 베일을 벗었다. ‘100억 대작’의 위용을 제대로 과시했다. 스케일은 남달랐다. 편집과 연출 센스도 기가 막혔다. ‘나인’ 사단 이진욱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또 하나의 ‘웰메이드 드라마’의 탄생이었다.

지난 17일 방송된 tvN 드라마 ‘삼총사’(송재정 극본, 김병수 연출) 1회는 1780년, 정조 4년, 청의 수도 연경에서 사신단의 일원으로 청나라를 방문 중이던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자금성의 서고 구석에서 ‘박달향 회고록’이라는 낡은 책 한 권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연암은 “어쩌면 회고록을 가장한 소설일 수도 있다. 그 시대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으니까. 허나 나의 직감으로,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대사와 함께 “분명히 실존해 조선과 대륙을 종횡무진 했던 용감한 무사 박달향과 그 벗들의 전설 같은 무용담이다”며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시간은 그들의 첫 만남으로 흘러갔다. 강원도 무인 출신 박달향(정용화)이 과거시험을 치르기 위해 한양으로 입성하면서 시작됐다. 당찬 포부와는 달리 박달향의 한양 오는 길은 고난 투성이였다. 비와 호랑이를 이유로 두 달 가량 소요됐으며, 아버지와 인연이 있다는 호조판서는 때마침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 하룻밤 묵을 곳이 필요했던 박달향은 근처 주막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믿기 힘든 장면을 목격했다.

자신과 방을 함께 썼던 한 사내가 의문의 무리에게 두들겨 맞는 모습을 목격했다. 실력 있는 응시자들을 미리 골라내 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하려는, 사대부들의 사주를 받은 자들이었다. 박달향은 한걸음에 그들을 쫓았고, 이때 말을 타고 지나가던 삼인방과 마주쳤다.

그들이 바로 소현세자(이진욱)와 그의 호위무사인 허승포(양동근), 안민서(정해인)였다. 이들과 마주한 박달향은 “말을 좀 빌리자”며 다짜고짜 안민서의 말 위에 올라탔다. 다급한 상황을 전해들은 소현세자와 허승포, 안민서는 박달향을 도와 도망친 이들을 잡으러 갔다.

이들은 힘을 모아 악의 무리를 퇴치하는데 성공했다. 그 즉시 포도청에 넘기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두 명의 장정이나 맨몸으로 잡은 박달향은 “일이 이렇게 빨리 끝나냐. 내가 천운으로 그런 분들을(의금부) 만난 거냐”면서 놀라워했고, 소현세자는 말없이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던 인연은 예기치 못한 사건을 계기로 다시 이어졌다. 박달향이 품고 있던 연서 때문이었다. 박달향은 5년 전, 고향에서 인연을 맺은 여인의 연서를 고이 품고 한양 땅을 찾았다. 과거에 급제해 그녀와 결혼하고 싶었기 때문. 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 여인은 이미 세자빈(강빈/서현진)이 되어있었던 것.

사실을 알게 된 박달향은 절망했다. 사정을 이야기해주는 소현세자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슬퍼했다. 그에게 주리를 틀어도 모자랄 소현세자는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결국 그에게 위로주를 사며 두 호위무사를 웃음 짓게 했다. 이후 소현세자는 박달향에게 과거에서 반드시 급제할 것을 명했다. 실의에 빠져 그대로 낙향할 시, 아직도 세자빈에게 마음을 품은 것으로 여기고 역모로 간주하겠다고 겁을 준 것. 아까운 인재를 놓치기 싫은 마음이었다.

소현세자의 안목이 맞았다. 과거 복시에서 박달향은 우수한 성적을 냈다. 무과 급제의 마지막 관문인 전시에도 진출했다. 박달향은 누구보다도 우수한 성적을 자랑했지만, 정작 전시에서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자신 앞에 나타난 소현세자의 모습을 보고 놀랐기 때문이다. 박달향은 소현세자의 모습을 보고 놀라 넋을 놓고 있다가 화살을 잘못 쏘며 과거 시험장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향후 그들이 벌일 사건에 비하면 이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내레이션은 두 사람은 계속될 인연을 암시했다.

‘삼총사’는 대작의 위엄을 제대로 떨쳤다. 중국을 배경으로 커다란 스케일을 뽐냈다. 유쾌한 장면도 알차게 꾸몄다. 퓨전 사극답게 걸그룹의 노래를 각색해 연주하는 등 웃음 포인트를 강조했다. ‘나인’ 사단 소현세자 역의 이진욱의 묵직함도 극의 매력을 더했다. 사극에 첫 도전한다는 이진욱은 안정감 있는 톤을 소화하며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12개 에피소드 씩 총 36부작으로 진행될 ‘삼총사’가 초반의 기세를 몰아 계속 순항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총사’는 19세기 프랑스 극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와 소현세자 이야기를 섞은 퓨전 사극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방송.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tvN ‘삼총사’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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