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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TV] '꽃할배' 1탄 마무리…팔순에 되찾은 여행의 즐거움이란

 

[OSEN=정유진 기자] '꽃보다할배'의 할배들은 유독 젊은 한국 여행객들을 보며 반가워했다. 자신들은 젊은 시절 누릴 수 없었던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조국의 젊은이들이 대견했던 걸까.

이순재와 백일섭은 16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할배'에서 짐꾼 이서진을 휴가 보내고 둘만의 여행을 즐겼다. 우여곡절이 많은 여행이었지만, 이들은 마지막 인터뷰를 통해 여행과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이순재와 백일섭은 서로 다른 성향에도 화합하며 여행을 누렸다. 비록 한식집을 찾지 못해 길을 헤매며 위기를 겪었지만, 금세 맛있는 한식을 먹고 마음이 풀어졌다. 마지막에는 할배들의 전매특허 고스톱 실력을 발휘하며 화기애애한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지었다.

이순재는 이서진과 마지막 날 함께 호숫가를 거닐며 여행을 즐겼다. 그가 눈길을 줬던 것은 우연히 만난 한국 젊은이었다. 한국에서 온 청년은 일 년 간 아르바이트를 한 돈으로 8개월 째 여행중임을 말했고, 이순재는 "요새 젊은 친구들은 자기들이 아르바이트를해서 몇 달 동안 배낭여행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인식, 용기를 가진 것 같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마음이 든든하고 기분이 좋다"라고 감탄을 표했다.

할배들이 여행하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애정의 눈길은 여행 내내 이어져왔다. 신구는 파리에서 여행을 하며 수없이 지나쳤던 젊은 여행객들을 보며 "이런 배낭여행 등을 통해 젊을 때 실수는 해봐야 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실수를) 고친다 이런 경험은 꼭 젊을 때 해야 한다. 젊은이들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개선되고 좋은 걸 찾을 수 있다"라고 애정어린 조언을 한 바 있다.

이순재는 이어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생에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란 무엇인 것 같냐"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나이가 들어가는 건 결론적으로 말하면 죽음에 가까워져 가는 것"이라며 "누가 '내 인생은 완벽하게 만족하고 행복하다'라고 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러나 큰 짐은 남기고 가는 게 아니겠는가 그런 정도면 건강하게 늙은 게 아닌가"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언제나 현실적이고 돌아가는 법이 없는 '직진 순재' 다운 대답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조차 여행을 하는 것처럼 직진으로 올곧게 살아온 삶이 철학이 드러났다.

반면 언제나 현실을 즐겨온 백일섭은 다른 대답을 내놨다. 그는 "나는 쉰 아홉에 나이를 묶었다. 칠순이라 생각하면 끔찍하다. 쉰 아홉 만큼만 그냥 그대로 즐겁게 열심히 살아간다"며 삶의 비결을 전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유쾌한 분위기를 풍겼던 막내 '섭섭이' 다웠다.

'꽃보다할배'는 방송 전 받았던 기대보다 더 재미있었던 여행기로 1탄 유럽배낭여행 편을 마무리했다. 강한 캐릭터의 할배 한 사람 한 사람의 매력이 돋보였던 것은 물론이고, 예의바른 '노예 근성' 짐꾼 이서진은 재발견이라는 말을 써도 될 만큼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일흔을 넘기고 팔순에 가까워가는 할배들은 때로는 젊은이보다 더 순박한 귀여운 모습을, 때로는 젊은이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지혜로운 모습을 오가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젊은 시절 자신의 길을 걸어오느라, 현실적인 상황 때문에 미처 즐기지 못했던 여행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할배들의 모습은 젊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주기 충분했다. 그 때문일까. "여행은 즐거운 것"이라 했던 이순재의 단순명료하지만 진실한 한마디가 큰 울림을 준다.

eujenej@osen.co.kr

<사진> '꽃보다할배'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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