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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ye] "꽃보다 고춧가루?"…양현석, 서태지 향한 노림수 2

 

 

[Dispatch=김수지기자] "전략인가요? 견제인가요?"


 

좋게 말하면 '전략'입니다. YG는…. 단언컨대, 잃을 게 없으니까요. 흥행의 세계, 아마도 이렇게 안전한 베팅은 없을 겁니다.


 

반대로 말하면, 속은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태지와 양현석, 한 팀이었습니다. 서태지가 있었기에 양현석이 존재했고, 양현석이 있었기에 서태지가 빛을 발했습니다.


 

하지만 양현석은 오랜 친구의 컴백 날, 악동 뮤지션을 내보냅니다. 가요계 오랜 관례로 봤을 때, '꽃가루'가 아닌 '고춧가루'를 뿌린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그래서 '견제'라는 시각이 보편적입니다. 게다가 이런 기습 베팅은 2번이나 이어집니다. 서태지가 '소격동'을 발표하는 10일, 그리고 9집 앨범을 내는 20일을 겨냥하고 있으니까요.


 

자, 'D-eye'의 눈으로 속내를 풀이하겠습니다.


 

득실을 따지면 금방 답이 나옵니다.


 

우선 YG의 1차전 선발은 '악뮤'입니다. 타율이 거의 10할에 가까운 음원 깡패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여전히 신인이라는 사실입니다. 자신이 발굴한 꼬마 싱어송라이터인거죠.


 

서태지에게 밀려도 상관없습니다.


 

"악뮤, 서태지를 위협하다"는 기사만으로 충분하니까요.


 

반대로 신흥 깡패의 면모를 드러낸다면?


 

"악뮤, 서태지를 깼다", "악뮤, 서태지 밀어내다"는 기사로 도배되겠죠.


 

YG의 견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2차전 선발로 '에픽하이'가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물론 또 다른 카드를 낼 수도 있겠지요.


 

주목할 것은 날짜 입니다. 서태지가 완전체를 공개한 다음 날, YG의 역습이 시작됩니다.


 

서태지를 '1일 천하'로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려있습니다. 원래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새로 나온 노래를 들어보니까요. 즉, 단발성 1위는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가요계의 시각은 어떨까요? 일단은 흥미롭다는 반응입니다. 서태지와 양현석이, 어쩌면 처음으로 맞붙는 그림이니까요. 물론 양현석은 대리청정 중입니다.


 

결과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입을 모읍니다. 양현석은 잃을 게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서태지와 함께 이슈를 타는 것으로 절반의 성공이라 말합니다.


 

반면 서태지에게는 '씁쓸하겠다'는 위로(?)를 건넵니다. 친구인 양현석에게 대리 도전장을 받은 셈이니까요. 서태지 입장에선 이기면 본전, 밀리면 서글픈 상황 아닐까요.


 

그동안 YG의 행보를 봤을 때, 절대 우연은 아닐겁니다.


 

지난해 SM이 '소녀시대'의 음원 공개일을 미루자, YG는 '2NE1'의 음원 공개일을 연기했습니다. 당시 그 이유가, "씨엘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죠.


 

물론, 음원이 전부는 아닙니다. 가수가 앨범을 낼 때, 음원만을 목표로 한다면, 음악은 점점 더 삭막해질 것입니다. 규모의 경제에 종속될 수 밖에 없겠죠.


 

각자의 노래는 각각의 가치가 있습니다. 흥행이 뒤따르면 좋을 뿐, 성적이 음악의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그게 음악의 樂아닐까요.


 

물론, 양현석의 '꽃가루' 혹은 '고춧가루' 전략를 탓할 수도 없습니다. 그것이 YG의 자신감이며, 음악의 다양성이고, 시장의 법칙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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