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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김유정 "푹풍같은 질풍노도 시기는 지났지만…"(인터뷰)

 

 

[뉴스엔 글 조연경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김유정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 한층 더 성숙해졌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감독 이한)을 통해 입만 열면 거짓말에 친구를 진정한 친구처럼 대하지 않는, 하지만 알고보면 상처 많은 소녀 화연을 연기한 김유정은 전작들을 통해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이미지를 이끌어냈다. 꼭 하고싶어 선택한 작품이자 캐릭터였던 만큼 김유정은 온전히 화연으로 몇 개월을 살았다.

김유정은 3월 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내가 생각하는 화연은 100% 나쁜 아이가 아니다. 그렇다고 마냥 착하지도 않다. 화연 만의 사연이 있으면서 약간은 애매한 그 지점이 끌렸다. 끌어 당기는 뭔가가 있었다. 그래서 좋은 캐릭터라 생각했고 꼭 내가 연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유정은 "솔직히 감정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기도 했다. 너무 나쁜 아이로만 비춰지기 보다는 얄밉게, 그러면서도 관객 분들에게는 화연을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었다"며 "굳이 따지자면 화연은 가해자, 천지(김향기)는 피해자로 나뉘겠지만 화연도 분명 피해자다. '이 영화에서는 모두가 피해자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다부지게 설명했다.

집보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학창시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인물, 내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가족이 아닌 친구가 될 확률이 높다. 특히 여학생들만 모인 여중, 여고라면 나도 모르는 사이 질투와 시기 속에 뒤엉켜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김유정은 "화연을 보면서 가해자라 통칭되는 이들에게도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걸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세상 모든 사연을 따져볼 수는 없지만 '우아한 거짓말' 속 화연과 천지를 빗대 보자면 천지는 천지대로, 화연은 화연대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명확해요. 근데 사람들은 피해자에게만 관심을 주고 가해자에게는 무조건 타박만 하죠. 물론 이유없는 괴롭힘이 있을 수도 있고 잘못이 정당화 되지는 않겠지만 '대체 쟤가 왜 그랬을까'라는 마음을 한 번만 가져주시길 바랐달까? 제가 화연을 연기해서 더 화연에게 애정이 쏠리나봐요.(웃음) 이 친구도 외롭고 상처 많은 아이니까.."

극중 화연은 사춘기, 즉 질풍노도의 시기를 심하게, 그리고 나쁘게 겪는 것이라 설명될 수도 있다. 실제 김유정의 사춘기는 어땠을까. 아직 지나가지 않은 것 같냐는 질문을 덧대자 김유정은 활짝 웃으며 "폭풍은 이미 지나갔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감정 컨트롤을 자유자재로 하는 것이 부족한 정도라고.

김유정은 "지난해 미국에서 혼자 아주 잠깐 지내다 온 적이 있다. 그 전까지 엄마와 정말 많이 부딪쳤다. 그 때가 내 인생 최고의 폭풍같은 시기였던 것 같다"며 "다녀 오면서 나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고 지금은 괜찮아졌다. 무슨 말을 할 때마다 한 번씩 생각하게 됐다. 난 아직 어리고 절대 다 컸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변할지 나 스스로도 궁금하다"고 솔직한 속내를 고백했다.

김유정의 색다른 연기와 매력이 돋보이는 '우아한 거짓말'은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14세 소녀 천지(김향기)가 숨겨놓은 비밀을 찾아가는 엄마 현숙(김희애)과 언니 만지(고아성), 그리고 친구 화연(김유정) 및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3월 13일 개봉한다.

조연경 j_rose1123@/이재하 jud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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