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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사' 도희 "새해에는 욕 그만 할래요!"[설한복인터뷰]

 

-1994년생.
-키 151.8cm.
-걸그룹 멤버.
-고향 여수...까지 나왔을 때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면 '대세'를 아는 사람이다.

걸그룹 타이니지의 도희(20)는 지난해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94'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도희는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 김성균과 연상연하 연인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서태지 빠순이'로서 1990년대 팬덤 문화를 알린 것은 덤이다. 가수의 꿈을 안고 여수에서 서울로 올라온 지 겨우 햇수로 4년. 그룹 이름만큼이나 작은(Tiny), 여수 소녀의 성공기 그리고 새해 소망을 들어봤다.

◆18살 때 여수서 상경.."'응사' 인기 아직도 안 믿겨"

도희는 '응사'의 배경이 된 1994년 태어났다. "온양에서 태어나 100일도 안 돼 여수로 갔다"고 했다. 음악을 배우기 위해 여수 인근 순천을 오가던 평범한 학생은 소속사(GNG프로덕션) 오디션을 통해 연습생으로 발탁됐다. 18살에 서울로 올라왔다. 지방에서 올라온 데다 연습생 생활을 위해 오전 수업만 마치고 조퇴하다보니 '왕따'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고. "서울 아이들에게 제가 잘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담담히 얘기했다. 2012년 타이니지로 데뷔했고, 지난해 '응사'로 대박 꿈을 이뤘다.

도희는 "'응사'로 얻은 인기를 실감하느냐"고 묻자 "아직도 믿기지 않을 때가 많다"고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인터뷰 초반 낯을 가리는 듯했던 도희는 어느새 유창한 '서울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줄줄 털어놨다.

"마냥 행복하지만 부담도 있어요. 앞으로는 '응사' 속 윤진이로서의 도희가 아니라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요. 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요."

◆"'창자 꺼내 젓갈..' 욕설 너무 시켜 난감"

도희는 "창자를 꺼내 젓갈을 담가버리겠다"는 극중 윤진이의 욕설을 각종 예능 등에서 쉬지 않고 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은 도희의 욕설을 즐기지만 도희는 마냥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고 했다.

"예능에 나가면 욕하는 게 단골 주문인 것 같아요. 사실 좀 힘들어요. 그 동안에 욕을 한 건 대본에 있었던 것이라 한 거잖아요. 예능에서는 '응사'의 윤진이로 간 것도 있지만 도희로 간 것도 있는데 그 현장에서, 인사부터 욕을 요구하시면 당황스러워요. 어떻게 욕을 할지도 고민이고요. 그냥 드라마 대사대로 욕을 할 때도 있고 최대한 상황에 맞춰서 하려고 노력해요."

2012년 그룹 타이니지로 데뷔한 도희는 이번 '응사'가 첫 연기도전이다. 오디션을 봐서 윤진 역에 캐스팅됐다. 오디션 당시 신원호PD의 주문은 대본을 주고 쭉 전라도 사투리로 읽어보라고 한 것.

"사실 연기를 준비했던 게 아니라서 이번에 부담이 많이 됐어요. 걱정도 많이 됐죠. 사실 '응사'에 캐스팅 되고나서 연기학원에도 다녔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연기를 배우니까 이상해진 것 같다고 하시면서 그만두라고 하시더라고요. 현장에서 혼도 나고, 조언도 많이 들었어요. 촬영하면서 많이 배웠죠. 배우들에게 뿐 만아니라 감독님, 카메라 감독님, 조명 감독님이 다 저한테는 연기 선생님이었어요."

◆"서태지 팬들의 응원 감사드려요!"

도희는 '응사'에 '서태지 빠'로 등장했지만 정작 당시 서태지가 어떤 존재였는지는 들어서 알 뿐이다.

"아무래도 서태지 선배님이 전설로 내려오는 분이니 그 이름만은 모를 수가 없죠. 그런데 당시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을 못하니까 자료도 많이 찾아봤어요. 아, 또 실제로 서태지와 아이들 골수팬을 만나 차 한 잔 하면서 그 때 시절 얘기를 듣기도 했어요. 어느 정도 감이 오더라고요."

도희는 "감사하게도 '서태지 빠' 연기를 할 때마다 팬들이 '어릴 적 생각이 난다'고 공감도 많이 해주셨다"라며 "그런 얘기들이 제게 힘이 되는 얘기였다. 잘 모르는 시절이기 때문에 선뜻 연기하기 힘들었는데, 그런 응원들에 감사하고 힘이 났다"고 말했다.

◆14살 연상 김성균과 커플 연기.."장난 많이 쳤어요. 하하"

우리 나이로 스무 살 도희는 자신보다 열네 살 많은 배우 김성균과 호흡을 맞췄다. 극중에서는 도희가 1975년생, 김성균이 '빠른 77'로, 연상연하 커플을 연기했다.

"제가 처음이라 성균 오빠한테 의지를 많이 했어요. 자연스럽게 오빠가 저를 많이 도와주셨죠. 헷갈리는 게 있어 물어보면 찬찬히 잘 가르쳐줬어요. 제가 연기가 처음이라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성균 오빠가 우스개 소리로 웃기면서 제 긴장을 많이 풀어줬어요. 재밌는 개그도 많이 해주고요. 리허설 하면서 웃고 장난도 많이 쳤죠."

도희는 '응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터미널신'을 꼽았다. 윤진이 청각장애인 어머니와 터미널에서 만나는 장면으로, 목욕탕에 간 윤진이 연락을 못 받자 그 전까지 티격태격 다투기만 하던 삼천포가 직접 윤진 어머니 마중을 나간 장면이다.

"가장 준비도 많이 했지만, NG도 많이 낸 장면이에요. 제일 어려웠던 장면이 아니었을까 해요. 수화도 어려웠지만 제가 처음으로 감정을 잡는 장면이었거든요. 눈물 연기도 처음 도전했고요. 실제로 찍는대도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이것저것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제 진심이 많이 담기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혼란스러워 하니까 감독님이 좀 쉬었다하자고 하셔서 겨우 찍었죠."

◆김성균과 일출 키스.."스무 살 생일 다음날, 생애 첫 키스"

도희에게는 '첫 키스의 짜릿함'도 잊을 수 없다. 도희는 연기로서 뿐 만아니라 실제로도 '응사'에서 처음으로 키스를 했다. 것도 열네 살 연상의 유부남 김성균과 말이다.

"키스보다도 멀미가 제일 먼저 떠올라요. 그거 찍다가 멀미를 많이 해서 배 위에다가 토를 했으니까요. 실제 일출 장면을 찍기 위해 2시간 미리 나가있었거든요. 제가 실제로도 나이가 많지 않고 연애 경험도 많지 않아요. 그 키스신, 아이러니하게도 스무 살 생일 다음날 찍었어요. 생애 첫 키스신인데..긴장도 많이 하고 떨리기도 많이 하고 정신이 없어서 빨리 찍고 갔으면 했던 장면이에요. 감독님이 성균 오빠에게 키스할 때 혀 쓰면 죽인다고 했다는 얘길 저도 최근에 처음 들었는데 깜짝 놀랐죠."

도희는 '응사'의 인기로 CF를 6개나 찍었다. 그는 "지금 아니면 언제 찍겠냐는 생각으로 열심히 찍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도희가 현재 가장 열심인 것은 '표준어 연습'. "연기에 대한 흥미와 욕심이 생기면서 표준어 연습을 하고 있어요. 사투리 연기만 계속할 수 없잖아요. 인터뷰 다니면서 연습하고 최대한 실생활에서 사투리를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서울말을 예전보다 더 집중해서 듣는 것 같아요. 드라마 같은 경우도 틈틈이 모니터 하고 있고요. 요즘에는 SBS '별에서 온 그대'에 푹 빠져있죠."

도희는 "나름의 연기 공부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예전에는 그냥 시청자였다면 요즘은 시청자 겸 연기자로서 열심히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지금은 아직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뭐라 얘기할 수는 없지만요. 먼 훗날을 본다면 비련의 여주인공, 악역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의 윤진이 같은 카리스마 있는 여성상도 연기 하고 싶죠. 비록 한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연기를 통해 다른 인생을 살아본다는 게 재밌는 것 같아요. 다양한 인생을 경험할 수 있잖아요."

◆"올해는 타이니지도 많이 알리고 싶어요!"

도희에게 2014년 계획을 물었다. 소속그룹인 타이니지로서 목표가 일단 처음이었다.

"가깝게는 타이니지로 컴백을 해서 음원차트에 올라보고 싶어요. 타이니지를 예전보가 더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다른 캐릭터를 통해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예능울렁증' 극복도 또 하나의 목표다.

"예능 울렁증도 극복하고 싶어요. 제가 예능에 나가서 말만하면 턱부터 덜덜 떨리거든요. 예능은 아직까지 무서운 존재에요. 그걸 꼭 없애고 싶어요. 참 요즘에 제가 자꾸 밀고 있는 건데 라디오 고정 게스트를 꼭 하고 싶습니다. 아, 또 있어요. 여수 홍보대사도 엄청 하고 싶어요. 뭔가 여수 출신인 제가 홍보대사를 하면 더 보람 있고 뜻 깊을 것 같아요. 저 사실 여수엑스포 때도 못 내려가 봤거든요."

도희에게 "설날에도 바쁘겠다"고 하자 "설날에 운 좋게도 스케줄이 없다면 여수 집에 한번 내려가고 싶다"라며 "고향도 고향이지만 바다를 너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나이다운 바람도 잊지 않았다.

"제가 굴구이를 진짜 좋아하는데요, 요새 굴구이 철이거든요. 여수 가서 그걸 꼭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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