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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 "쏟아지는 호평, 나에 대한 낮은 기대치 때문" [인터뷰]

 

그의 변신에 대중의 의심은 한순간에 사라졌고 온라인 상에서는 고아라 연기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이미지 변신 성공은 물론이고 대중의 극과 극의 반응을 모두 경험한 당사자는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고아라는 일단 극중 성나정이 100%는 아니지만 자신과 닮은 부분이 많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릴 때 소똥 냄새를 맡으면서 자랐어요. 시골 중에서도 시골이었죠. 저는 대중이 저에 대해 이정도로 'CF스타' '여신'이라고 생각하시는 줄은 몰랐어요. 이렇게 예쁘게 봐주신다니 감사하면서도 놀랐죠. 그래서 걱정이 많이 됐어요."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나정이랑 분명 비슷한 점이 많은데 대중은 너무 괴리감을 느끼진 않을까? 부담스럽고 거부감이 들면 어쩌지?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나정이와 제가 잘 어울렸나봐요. 제 친구들은 방송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사람들은 저게 니 본모습인거 모르겠지? 재발견은 무슨'이라고 문자를 보내주기도 했어요. 그리고 워낙 저에대한 기대치가 낮았어서 더 좋게 보였던거 아닐까요"라고 겸손해 했다.

그러나 고아라는 성나정으로 변신하기 위해 겉으로 보여지는 노력도 많이 했다. 일단 '여신'의 기본인 긴 생머리를 스스로 싹둑 잘라 촌스러운 단발머리에 롤케익 앞머리를 하고 나타났다. 또한 좀 더 리얼하고 친근감있는 캐릭터를 위해 일부러 살까지 찌웠다고. "나정이라는 인물이 좀더 리얼하게 보였으면 해서 촬영전에 5kg정도를 찌우고 들어갔어요. 운동도 좋아하는데 살이 찌는 체질도 아니라 5kg도 힘들게 찌웠죠. 그런데 감독님이 살이 좀 더 쪘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불행 중 다행일까. 고아라는 극중에서 무슨 음식이든 입안 가득히 넣고 복스럽게 먹으며 먹는 장면에서는 가장 리얼한 '먹방'(먹는방송)을 보여줬다. 이에 "밥 먹는 장면을 촬영하는 날이면 다들 밥을 안 먹고 촬영장에 와요. 그리고 소품 음식들이 정말로 맛있었어요. 그렇게 먹다보니까 촬영하면서 3kg이 더 쪘죠. 총 8kg정도가 찌니까 화면에 두턱으로 나오더라고요. 이젠 나정이가 아니니까 다이어트 해야해요."라고 설명했다.

'응답하라 1994'에서 고아라의 변신만큼이나 시청자들이 관심을 보였던 요소는 '성나정의 남편은 과연 누구인가'라는 것이었다. 극 초반에서 나정의 남편 후보는 쓰레기(정우) 삼천포(김성균) 해태(손호준) 칠봉(유연석) 빙그레(바로)로 5명. 그런데 삼천포는 동기 윤진(도희)과, 해태는 첫사랑 애정(윤서)과, 빙그레는 의대선배 진이(윤진이)와 커플이 성사되며 최종 후보는 쓰레기와 칠봉이로 좁혀졌다.

시청자들은 '나레기(나정 쓰레기)' 커플 vs '사이다(성나정 칠봉)' 커플을 지지하는 두 그룹으로 나뉘어 매회 '쓰레기가 남편이다' '칠봉이가 남편이다'라고 주장, 집요하게 증거들을 찾아 모으며 뜨거운 반응을 드러냈다. 마지막 대본이 나오기까지 나정의 남편이 누구인지에 대해 몰랐다는 배우들도 현장에서 그 정체에 대해 궁금해 했을까.

이에 고아라는 "현장에서 '나레기' '사이다 커플' 이런 말을 듣고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몰라서 물어봤었어요. 이유를 알고 나니까 '이런것도 있었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는 시청자분들만큼 나정이 남편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았어요. 물론 초반에는 '내가 나정이 남편이었으면' 했지만, 나중에는 그냥 흘러가는대로 했어요. 초반에는 남편후보 5명이 모두 자기가 나정이 남편인것처럼 나정이를 바라봤었죠. 감독님의 주문이었지만 그 모습이 정말 웃겼어요."라고 전했다.

고아라는 '응답하라 1994'를 떠올리는 내내 얼굴에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높은 시청률, 연기에 대한 호평 등을 떠나서 '응답하라 1994'는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작품이라고 했다. 데뷔 10년만에 자신을 재평가하게 해준 작품인 만큼 연기 경력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가 되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이번 작품으로 제게 '고아라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 '고아라의 재발견'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진짜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매 작품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감사하게도 '응답하라 1994' 이후로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 제의가 들어오고 있어요. 신중하게 선택해서 다음에 더 좋은 모습 보여 드릴게요. 그래도 '응답하라 1994'와 '성나정', 시청자분들이 영원히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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