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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 이서진 노예담, 섬세한 배려가 만들어낸 노예본능

 

[티브이데일리 강다영 기자] 이서진의 노예본능은 그의 섬세한 배려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27일 저녁 방송된 케이블TV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유럽편 감독판’에서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미공개 방송분을 묶어 이서진의 인터뷰와 함께 공개했다.

이날 이서진이 유럽에서 맞은 박근형 생일상을 차리다 스태프들의 식사까지 마련했던 일화가 공개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미역국은 내가 보기엔 못 끓일 것 같다”고 말하던 그가 어쩌다 스태프들까지 챙기게 된 걸까.

이서진은 미역국을 끓이기 위해 사골육수를 찾아 나섰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심정으로 요리를 시작한 이서진은 미역국과 여러 반찬들을 요리했고, 여차저차 하다 보니 스태프들까지 챙기게 돼 조촐한 한식파티가 펼쳐진 것. 한 제작진은 이서진에게 “노예가 확실하다”며 놀렸고, 이서진은 “오늘 낮에 계속 생각했다. ‘이야, 내가 진짜 노예근성이 있구나. 원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금까지 그의 노예근성이 발산된 장면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이에 제작진은 ‘그는 어쩌다가 노예가 됐나?’라는 의문과 이서진의 고백에 초점을 맞춰 유럽여행 당시 이서진의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첫 번째는 차를 이용해 프랑스에서 독일로 국경을 넘어가는 상황. 당시 할배들은 이서진에게 운전을 일임한 채 잠을 청하거나 가족과 통화를 하는 등 각자 할 일을 했었다. 이에 이서진은 “노예들은 이래서 아무 불만 없이 평생을 사는 구나”라고 당시 느꼈던 감정을 드러냈다.

신구의 칭찬에 춤추기도 했다. 여행 마지막 밤 짧게 진행된 인터뷰에서 신구는 이서진이 할배들을 이끄느라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다 알고 있었다며 “‘서진이가 아니었다면 자유롭고 편하게 뒷자리에 앉아서 여행할 수 있었을까?’라고 생각했다”고 이서진에 대한 고마움을 털어놨다.

이때 마침 이서진이 인터뷰가 이뤄지던 복도 바로 옆에 있던 방에서 문을 열고 나왔고, 신구는 자연스럽게 “내가 너를 칭찬했다”는 말로 이서진을 조련하며 충성심을 또 한 번 얻었다. 이서진은 “아까 신구 선생님이 하는 칭찬 들으면서 흡족해했다. 이렇게 노예가 되나 보다”라고 우스개소리를 하면서도 “그런데 아까 신구 선생님 인터뷰하는 거 보니까 짠하더라”고 끝까지 할배들을 챙기는 섬세한 모습을 보였다.

또 나영석 PD가 “이순재 선생님이 동물을 좋아하시더라”고 질문을 던지자 이를 덥석 물며 “나랑 ‘이산’ 촬영할 때는 말 타는 신이 있으면 매일 말 앞에서 쓰다듬으시고 풀을 먹이셨다. 그래서 내가 아까 빵 챙겼던 거다. 오늘 혹시 또 누구 만날까봐”라고 여행자 숙소에서 조식으로 나온 빵을 챙겼던 이유를 밝혔다. 빵을 챙겨놓은 이서진 덕에 이순재는 편하게 동물들까지 자신의 노예로 만들 수 있었다.

이서진은 “이순재 선생님은 진짜 아버지같은 느낌이 확 있다. 이런 사람이 우리 아버지였으면 좋겠다. 이순재 선생님 같은 분이 아버지라면 진짜 세계일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디라도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노예본능을 넘어 핏줄이 되고 싶은 마음과 함께 이순재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백일섭에 대해 “돌아가신 아버지와 똑 닮았다”고 운을 뗀 이서진은 “말 없고 술 좋아하시는 그냥 보통 우리들의 아버지”라며 할배들의 성향을 모두 파악한 완벽한 ‘뼈노예’(뼛속까지 노예)의 모습을 보였다.

이서진은 “‘이경규 몰래카메라’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지난 1978년 북한이 계획적으로 납치해 북한 영화산업의 성장을 꾀했던 ‘신상옥 최은희 납치사건’을 언급하며 “그 정도 사건”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때 나영석 PD는 “머릿속으로 지금 두 번째 몰래카메라 짜고 있다. 이 형이 공항은 되게 조심할 거다. 그런데 공항 말고도 많다”고 미리 예고했지만 이서진은 “내가 항공사에 다 확인할 거다. 현아네 회사 사장도 자주 본다”고 비웃었다. 하지만 써니네 사장은 몰랐던 이서진은 대만편에서 또 한 번 몰래카메라에 당할 뿐만 아니라 써니의 노예까지 돼버리는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상황을 연출했다.

또 그는 제작진들이 “이 음식 먹고싶다”고 상표를 지칭하느 모습을 보며 정신없이 보낸 유럽 일정에 “내가 뭘 먹고 싶은지 뭘 마시고 싶은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해 끝까지 멈추기 힘든 노예본능을 드러냈다.

이서진도 처음부터 노예였던 것은 아니다. 초반 3~4일은 개인행동을 하는 할배들을 찾느라 “선생님 어디가셨느냐”고 제작진에게 질문하기 일쑤였다. 그랬던 그가 ‘뼈노예’로 발전하기까지는 대선배이자 아버지뻘의 할배들을 세심히 관찰해 성향을 완전히 파악해 그들에게 맞춰 행동하는 그의 섬세한 면모가 큰 역할을 했다. 할배들과 동행할 이로 이서진 만한 이가 또 있을까.

[티브이데일리 강다영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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