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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이민정 무협찬 결혼…포토월도 확실히 달랐다

 

 

배우 이병헌(43), 이민정(31)이 ‘무협찬’ 웨딩마치를 울렸다.

이병헌과 이민정은 10일 오후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열애 사실을 공개한 지 1년 만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된 것.

지난 6월 소속사를 통해 결혼 계획을 공개한 지 두 달 만에 예식을 치렀으니 준비 시간도 빠듯했겠지만 소속사 측이 밝힌 대로 이번 결혼식은 웨딩플레너도, 협찬도 없이 진행됐다.

모든 결혼 준비는 이병헌 이민정 두 사람과 가족 그리고 소속사가 앞장서 진행했다. 본식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이병헌은 “사실 인륜지대사인 만큼 꼼꼼하게 하나하나 신경 쓰고 정리하고 준비했어야 했는데 때마침 ‘레드2’ 홍보와 다음 영화 준비가 겹쳐져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워낙 내가 꼼꼼하지 못한 성격인데 더 허겁지겁 준비한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식장인 그랜드하얏트호텔 측도 이들 커플의 소중한 첫 시작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병헌 소속사에 따르면 결혼식 당일 기자회견장 및 외부에 설치된 포토월 역시 호텔 측이 준비했다.

 일반적으로 업체의 협찬을 받는 결혼식의 포토월에 협찬사 로고가 들어가는 것과 달리, 이병헌 이민정 결혼식은 꽃과 나무 장식이 된 깔끔하고 품위 있는 순백의 포토월로 그 빛을 더했다.

특히 외부 포토월에는 유명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의 한 구절을 인용한 문구, ‘NOW AND FOREVER,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몰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이라는 글이 담겨 품격을 더했다.

공들여 제작한 포토월이지만 아쉽게도 옥의 티가 있었다. ‘릴케’의 이름이 ‘랄케’로 잘못 인쇄된 것. 하지만 이병헌, 이민정의 행복한 앞날을 축복하는 데 귀여운 ‘오타’로 기억될 전망이다.

한편 이병헌은 “앞으로의 일들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겠지만 소소한 행복들이 우리 앞날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결혼 소감을 밝혔으며 “단언컨대, 배우로서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치열하게 꿈틀거리고 싸워가며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릴케의 시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전문을 실으며 이병헌, 이민정의 결혼을 축복한다.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R.M. 릴케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沂禱)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몰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이얀 국화가 피어 있는 날
그 집의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밤 늦게,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닿아왔다.

나는 불안하였다. 아주 상냥히 네가 왔다.
마침 꿈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그리고 은은히, 동화(童話)에서처럼
밤이 울려 퍼졌다.

밤은 은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한 주먹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속 깊이 스며들어
나는 취한다.

어린 아이들이 호도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본다. 네가 밤 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맞추어 주는 것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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