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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재벌 막장없는 이 드라마 사랑받는 이유

 

[뉴스엔 김민지 인턴기자]

‘응답하라 1994’가 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감 정서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반응은 거의 신드롬 급이다.

지난 10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응답하라 1994’는 신촌하숙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이곳에 하숙하는 학생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응답하라 1994’에는 한국드라마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재벌도 막장도 존재하지 않는다. 신촌하숙 학생들은 약간 부유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대학생들일 뿐이다. 그렇기에 이야기도 자극적이지 않게 흘러간다.

‘응답하라 1994’를 이끄는 가장 큰 힘은 주인공 성나정(고아라 분)과 성나정이 짝사랑하는 쓰레기(정우 분), 성나정을 짝사랑하는 칠봉이(유연석 분)를 중심으로 한 삼각관계다. 성나정과 쓰레기, 칠봉이는 첫사랑을 시작한 이들의 풋풋하고 서툰 감정을 여과없이 보여줘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으로 더 빠져들게 한다.

하지만 ‘응답하라 1994’가 지루하게 흘러가는 드라마는 아니다. ‘응답하라 1994’는 남편 찾기라는 독특한 요소를 극에 넣음으로써 새로운 흥미를 창출해냈다. 주인공 성나정 남편이 누군지 극 끝까지 추리하도록 해 중간에 힌트를 주는 것은 시청자들이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게 했고 얘기거리를 만들어 인터넷 상에서도 화제가 되도록 했다.

‘응답하라 1994’는 자극적인 요소 없이 오로지 공감이라는 코드 하나를 뚝심 있게 밀고 나간다. 성나정과 쓰레기가 휴대폰 문자가 아닌 삐삐 메시지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나 삼천포(김성균 분)와 해태(손호준 분)가 락카페에 출입하는 장면은 X세대에게 아날로그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제작진은 이 추억이라는 코드를 부각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제작진은 소품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 1994년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했고 BGM 역시 1994년에 유행했던 노래들을 재녹음해 극 메인 음악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응답하라 1994’은 신촌하숙을 중심으로 따뜻한 정을 그려내기도 한다. 출연진들은 신촌하숙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한 가족처럼 지내며 따스한 정을 나눈다. 이일화는 신촌하숙 학생들을 위해 항상 푸짐한 밥상을 차려내고 학생들은 성동일 이일화 부부를 친부모처럼 따른다. 이는 홈드라마 분위기도 자아내며 ‘응답하라 1994’가 좀 더 많은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드라마로 만들었다.

기존 한국드라마는 재벌과 막장이라는 요소가 없으면 드라마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정도로 과도하게 두 소재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재벌과 막장이라는 소재만 있으면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어려움이 없고 시청률도 보장되니 두 소재는 제작진들에게 차마 끊을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하지만 ‘응답하라 1994’는 재벌, 막장 소재를 과감히 배제하고 공감이라는 정서를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자극적이지 않은 무공해 공감 스토리는 오히려 시청자들로 하여금 담백한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 ‘응답하라 1994’는 ‘응사앓이’라는 말을 나을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시청자들은 "‘응답하라 1994’ 볼 때마다 옛날 대학시절이 생각난다", "단순한 추억팔이 이상의 드라마, 진짜 재밌다", "지방 사람이라면 ‘응답하라 1994’를 보고 무조건 공감할 것" 등 ‘응답하라 1994’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응답하라 1994’의 성공으로 자극적인 소재나 이야기 전개만이 흥행의 지름길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 ‘응답하라 1994’가 ‘공감’이라는 정서를 유지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tvN ‘응답하라 1994’ 캡처)

김민지 breeze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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