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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별점 토크]'꽃누나'가 '꽃할배'보다 좋은 4가지 이유

 

"이렇게 포즈가 많은데도 재미있을까? 걱정돼..."

tvN '꽃보다 누나' 김희애가 여행 도중 내뱉은 말이다. 그 순간 자동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김희애한테 대답했다. "재미있어요" 라고.

'꽃보다 할배'가 워낙 성공적이어서 그 후속인 '꽃보다 누나'에 대한 기대치는 방송 전부터 높았다. 대개 기대치가 크면 오히려 실망감이 클 수도 있는데, '꽃보다 누나'는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꽃보다 할배'의 여행의 키워드가 추억과 낭만이었다면, '꽃보다 누나'의 키워드는 따뜻함과 배려다.

꽃누나들은 재미있을까라는 걱정과 또 하나 불안한 속내를 내비쳤다. 늘 예쁘고 완벽한 모습으로 화장하고 꾸몄던 자신들이 대중에게 보여준 모습들을 시나리오 속 인물들이었는데, 자신들의 일상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행동하는 평소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도 실망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들. 그러나 그 걱정은 기우였다. 연기를 통해 보여준 모습들보다 훨씬 더 멋진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큰 누님, 윤여정은 가끔 토크쇼에서 돌직구로 할 말 다 토해내는 화통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속에는 깡마른 체구처럼 깐깐함도 살짝 느껴졌었다. 그런데 '꽃보다 누나'에서 웅장한 박물관을 만들어낸 이름 모를 노동자들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을 드러내고, 실수투성이 이승기에게 일단 칭찬으로 힘을 주면서 그 동안 못 봤던 따뜻함을 보여주었다.

둘째 누님, 김자옥은 자신의 히트곡 '공주는 외로워'처럼 말 그대로 공주같고 소녀같은 이미지였다. 처음에 그녀가 '꽃보다 누나'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특유의 소녀스러움이 때로는 귀여운 투덜거림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실제 모습은 의외였다. 다들 분주하고, 급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여유로운 모습을 잃지 않고 그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

셋째 누님, 김희애는 대부분 야무지고 당찬 역할을 해서인지 실제로는 까다롭지 않을까, 예상했었다. 마흔 일곱의 나이에도 순간순간 혀를 내밀며 수줍어하는 모습과 짐꾼에서 짐으로 전락해버린 이승기를 배려하는 모습에서, 예전 그녀의 매니저가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몇 년 전 김희애 매니저는 "희애 누님은 되게 순수하고 털털해요. 심지어 남들 집에 다 있는 벽걸이 TV 하나 없이 아직도 뚱뚱이 TV를 본다니까요" 했었 더랬다. 매니저가 하고 싶은 말이 뭐였는지 정확히 이해됐다.

막내 누님, 이미연은 '여자 최민수'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여성스런 외모와 달리터프하고, 화끈하다는 평들이 있었다. 그런데, '꽃보다 누나' 속 그녀는 어떤가? 떨어진 짐들을 줍고, 레스토랑 종업원을 도와주고, 김자옥의 발을 주물러주는 살가움으로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챙겨주며 따뜻함을 폴폴 풍기고 있다.

이래서 누님들이 더 좋다. 화장하고 화려한 옷 입은 그녀들도 너무나 아름답지만, 내면은 순수하고, 타인을 챙기고 배려하는 푸근한 모습들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들은 확실히 '꽃보다 누나'임이 틀림없다.

'꽃보다 누나' 사람 냄새를 맡으며 힐링 되는 기분.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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